신문을 읽을 때나 주간지를 읽을 때 그냥 넘어가는 부분이 있었으니 바로 경제 관련 기사다. 그만큼 내게 경제는 멀고도 부담스러운 분야다. 그러나 현대를 살아가면서 경제를 모르면 답답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살림하는 데 필요한 것은 차치하고라도 사회적 현상을 이해하려면 꼭 알아야 할 부분 중 하나다. 마침 환율 방어에 대한 동영상 강연으로 유명해진 최진기 저자의 강연이 있다고 해서 먼 길에도 불구하고 찾아갔다.
강연은 6월 19일 인천 롯데시네마에서 저녁 시간에 열렸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경제 강연이라 그런지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강연장을 메웠다. 저자의 강연을 이미 여러 번 들은 사람도 꽤 있는 듯했다. 저자는 책을 쓴 이유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다음은 저자의 강연을 요약해서 싣는다.
현실에서 적용할 수 있는 책, 대중이 읽는 책을 쓰고 싶었다
“시중에 나와 있는 경제학 책은 원론에 치우친 책이거나 너무 재미있게 쓰려는 경향이 있다. 원론에 치우친 경우는 두껍고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렵다. 또한 재미있는 책은 표면에 나타난 현상만을 흥미 위주로 전달하려 한다. 특히, 외국 책을 번역한 경우 우리의 사례와 맞지 않는 것이 많다. 따라서 우리 경제학 책으로서 쉽게 접근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책을 쓰고 싶었다. 현실에서 쉽게 정리할 수 있는, 대중이 읽는 책을 쓰고 싶었다. 그러나 쓰고 나니까 역시 어렵다. 책을 낸 후 알아보는 사람이 있었다. 동네 전파상 아저씨가 전구 값을 받지 않는 ‘비합리적 행위’를 했다.” 여기저기서 웃음이 흘러나왔다. 일화를 이야기하면서도 경제학 용어를 사용하다니 역시 경제 강의다웠다.
“아시다시피 전공이 경제학은 아니다. 그래서 전공자보다 많이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실물경제를 많이 접했다. 여러분도 경제학 지식을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1997년과 2008년의 위기는 원인이 다르다
“한국 경제의 3주체는 가계, 기업, 정부다. 우리나라는 1997년에 외환위기가 있었고 2008년에 또 한 번 위기가 닥쳤다. 그러나 두 번의 위기가 똑같지 않다. 1997년에는 내부의 과잉생산으로 인한 기업의 위기였다. 외부적인 요인이 없었기 때문에 극복하기가 비교적 쉬웠다. 그러나 2008년의 위기는 외부로부터 왔다. 이때는 가계부터 붕괴되었고 결국 내수가 위축되었다. 게다가 외부 요인 때문에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요즘 20대 여성 취업률이 굉장히 낮다. 그들이 가장 많이 취업하는 곳이 어디인지 아는가. 바로 학원이다. 현재 실업자란 4주간 구직활동을 했으나 1주일간 근로시간이 하나도 없는 경우를 말한다. 따라서 학원 강사는 실업자에 속하지 않지만 비정규직이며 이직률이 높다. 안정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그러나 학원 강사가 공식 실업률에 포함되는 경우는 극히 적다. 그러므로 공식적인 실업률보다 실질실업률은 상당히 높다. 생활고통지수는 ‘실업률+물가’인데 실업률이 증가하고 물가가 올라가니 생활고통지수는 점점 높아질 수밖에 없다.
현재 대기업 내부 보유금은 상당히 많다. 대기업이 돈을 은행에 쌓아놓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설비투자 증가율은 7개월째 마이너스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투자유도를 하는데도 묵묵부답이다. 이렇게 설비투자를 못하는 이유는 내수가 침체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가계는 수입이 감소하여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고, 그것은 내수 침체로 이어진다. 내수가 침체되니 대기업은 투자를 못하고 그것이 가계에 영향을 주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GDP 증가율이 0.1%라느니 하는 것은 어느 것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의미 차이가 많다. 즉 전년 대비냐 전 분기 대비냐에 따라 의미가 다르다. 주류 경제학이든 비주류 경제학이든 어떠한 정책이 경제를 살릴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교육에도 자본의 논리가 적용
“점점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다. 그런데 교육에도 자본이 끼어들면서 빈부격차가 심해졌다. 전에는 학원이 지역에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였으나 온라인 강의 도입 후 전국 학생을 대상으로 하게 되었다. 즉 자본이 있는 학원이나 강사는 점점 자본을 끌어들이게 되었다. 이때는 교육의 논리가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논리가 적용된다.
그리고 정부가 지원을 해서 중소기업 부도율이 변함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이 걱정 없다는 얘기일까. 아니다. 부도율은 그대로인 반면 연체율이 늘고 있다. 무슨 이야기인가. (정부의 요청으로) 중소기업의 부도를 막기 위해 은행이 억지로 막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은행이 힘들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는 어느 나라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바로 중국이다. 미국에서 중국산 물건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은 경제의 기본을 조금만 알면 이해할 수 있다.
세계 최대 은행은 중국 은행이다. 그러나 중국 은행은 모두 부실이다. 부실의 정도가 어느 만큼인지 모른다.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얼마나 견딜지 모르겠다. 스트레스 테스트란 어떤 위험이 닥칠 때 버틸 수 있는지 없는지를 체크하는 것이다.
미국은 대부분의 은행을 국유화했다. 미국은 은행 주가를 현재 금액이 아닌 매입 금액으로 처리했다. 무슨 말이냐면 예를 들어 매입 금액이 1,000원이었는데 현재 금액이 100원이라면, 원칙적으로 주식을 현재 금액인 100원에 사야하지만 매입 금액인 1,000원에 (정부가) 사주는 변칙을 적용한 것이다. 이것은 결국 세금 아닌가.
국가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국채를 발행하는 것이다. 국채는 국가가 돈을 빌린 후 세금을 거두어 갚겠다는 차용증서이므로 꽤 안전한 투자수단이다. 그래서 국채를 발행하면 상대적으로 회사채 수요가 줄어든다. 그러므로 무조건 국채를 발행해서도 안 된다.
전에는 미국이 국채를 발행하면 중국이 샀다. 그러나 지금은 중국도 어려우므로 사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도 국채를 발행하는데 만약 미국 채권 금리가 4%라면 한국 채권은 그 이상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투자자들이 우리 것(한국 채권)을 살 것 아닌가. 그런데 CD 금리는 그대로다.” 저자는 종종 말을 잇지 못하고 한숨만 쉬었다. 얼마 전에 CD 금리를 인하했다. 아직 경제가 호전되었다고 단정 지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회는 중산층이 많아야 안정
“정부는 감세정책을 펴고 있다. 그런데 문제점은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재정적자가 심해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후세에게 부담을 주는 격이다. 안 그래도 점점 고령화되어 노동인구가 줄어든다고 하는데 말이다. 현 정부는 소득세, 법인세, 상속세, 재산세, 종부세, 양도세는 감세를 하고 부가가치세 감면범위를 축소해서 증세를 하겠다고 한다. 감세를 하겠다는 것에 해당하는 사람은 한정적인데 반해 부가가치세는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다. 저소득층은 소득에 비해 소비가 많은 반면, 고소득층은 소비에 비해 소득이 많지 않은가. 그러니 부가가치세를 감면범위를 축소하면 그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은 저소득층이 된다. 즉 부가가치세로 증세하면 결국 빈부격차만 심해진다. 부자를 위한 감세정책을 해서는 안 된다. 경제학적으로 사회는 중산층이 많아야 안정적이라고 한다. 이제는 수출 주도형 보다는 내수 중심으로 가야한다. 그러려면 중산층을 육성해야 한다. 또한 그러기 위해서는 소득 재분배 정책을 펴고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복지는 다른 것보다 상위에 있어야 한다. 특히 토목건설보다. 토목건설은 그들만 이득을 보는 것이다.”
제조업을 버리면 안 된다
“제조업을 버리면 나라가 버틸 수 없다. 금융업은 제조업이 창출한 부를 이용한 것이다. 우물에 물이 말랐을 때 물 한 바가지를 넣고 푸면 많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이득을 보는 것 아닌가. 그런데 현재 상황은 자꾸 물을 넣는데 더 이상 물이 나오지 않는다. 이러면 넣은 것도 사라져 버렸으니 오히려 손해 아닌가. 제조업 없이 금융업만 키우는 것은 이런 꼴이다.
국제학력평가(PISA)에서 핀란드는 1위, 우리는 5위다. 그러나 우리는 강의 시간이 핀란드보다 2배 많고 학습시간은 3배 많다.” 역으로, 그렇게 많은 시간을 공부하는데 오히려 우리가 뒤쳐진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기숙학원은 확실히 성적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교육이 나쁜 기억으로 남는다. 그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핀란드는 학교의 좋고 나쁨을 능력이 낮은 학생이 얼마나 있느냐로 따진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정반대다. 우수한 학생이 얼마나 있느냐가 바로 학교의 좋고 나쁨을 판가름한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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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진기 경제학
 [도서] 지금 당장 경제공부 시작하라 최진기 저 | 한빛비즈 | 20090528
 경제지식을 바탕으로 혼돈의 시기에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은 경제학 원론의 형식을 따름으로써 깊이가 있으면서도 구체적이…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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