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적으로 개론서라면 방대한 분량 때문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조차도 약간은 질리는 경향이 있는데, 시칩존의 공력이 묻어나는 이 책은 원전의 글자 수가 46,000자에 불과한 군더더기가 전혀 없는 단출한 분량이다. 독자의 입장에서 중국 각 시대의 금석문을 일목요연하게 읽을 수 있고, 개론적 지식을 쌓기에 안성맞춤이라고 하겠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청동기에 새겨진 금문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고, 석각문이 주류를 이룬다. 특히 광개토왕릉비나 진흥왕 순수비의 석각문은 고대 서체의 연구에 빼놓을 수 없는 자료이자 내용상 더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사료라는 것은 익히 주지하는 사실이다.
이 역서의 원본은 철저하게 사료에 기초하여 논증한 글로 서술이 딱딱하지만 간결한 문체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역서에서는 최대한 우리말의 문장 흐름을 놓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원문의 글자를 하나라도 빠뜨리지 않고자 직역에 가깝도록 번역하였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전문용어나 역사인물에 대해서 역자의 주석을 가급적 많이 첨가하였다. 동시에 관련 인물에 대해서는 생존했던 시대적 상황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졸연대를 조사해 첨가하였다. 생졸연대가 알려지지 않은 인물에 대해서는 별다른 표기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보다 깊은 이해를 원하는 독자들을 위해 인용문의 원문을 역문과 함께 병행하였다.
이 책을 번역한 역자의 바람은 두 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하나는 저자가 언급했듯이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금석문의 문물에 좀 더 관심을 가지기를 고대하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금석문물의 전통적인 용어의 정확한 명칭과 개념을 소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