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겨울 어느 날 아주 선량하게 들리는 목소리의 여성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자기의 시를 전자책으로 출간하고 싶다고, 자신은 바라는 것 전혀 없고 그저 자신의 시가 출간되어서 독자들과 더불어 자신의 시와 감정을 서로 공감하고 싶다고 했다.
그분이 마산에 살기에 직접 만나지는 못하고 몇 번의 전화와 몇 번의 이메일을 통해 원고를 받고 표지 디자인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약 한 달의 기간 동안 시집은 완성되었다.
20살 꽃다운 나이에 출가를 했었고, 몇 년 전에는 남편과 사별을 했으며, 홀어머니를 외동딸과 함께 모시고 있는 시인은 일상생활의 사소한 생각과 언어들 자체가 시인 듯 느껴진다.
짐작건대 그리 풍족해 보이진 않는 시인의 일상들이 때로는 슬프고 때로는 행복하겠지만 그의 삶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인간의 삶이리라 짐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