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압도적인 비극을 가장 시적인 표현으로 서술한 작품 [리어왕]
〈리어왕〉은 셰익스피어의 희곡들 가운데 배경이나 주제 면에서 가장 압도적인 규모의 작품이다. 개인의 문제에다 가정과 국가와 자연의 운명이라는 문제 그리고 청년부터 노년까지 인생 전반에 걸친 문제 등 폭넓은 주제를 집약시켜 놓았다. 또한 4대 비극 중에서도 가장 심오하고 아름다운 시적 표현의 탁월함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구성 면에서도 도드라지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이중의 플롯을 가진다는 점이다. 먼저, 큰딸과 둘째딸의 달콤한 거짓말에는 속아 넘어가면서 진실하고 정직한 막내딸은 내쫓아버린 리어왕이 몰락하는 이야기가 중심 플롯을 차지한다. 다음으로, 첩의 소생인 작은아들에게 속아 본처가 낳은 큰아들을 쫓아낸 글로스터 백작이작은아들에 의해 반역자로 몰려 곤경에 처하는 이야기가 서브플롯을 이룬다. 이와 같은 두 개의 이야기가 서로 얽히면서 극의 주제를 심화시켜 가는 것이다.
〈리어왕〉은 자신이 듣기 좋은 소리에만 귀를 기울이는 어리석은 인간들이 어떻게 비참한 최후를 맞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도 신에 의한 구원과 희망의 빛을 배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극의 정도가 강하고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나약하고 비루해질 수 있는지를 여실하게 드러낸다는 점에서 충격과 연민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듣기 좋은 소리만을 좇다가 낭패를 당하는 왕과 글로스터 백작은 전근대적 질서에 익숙한 감성적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성의 빛으로 세상을 밝히려는 르네상스적 인간형에 점차적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운명들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리어왕〉은 감성 위주에서 이성 위주로의 전환기에 당대의 기미를 예리하게 극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라는 평가가 따라붙는다.

19세기 영국의 위대한 사상가 토머스 칼라일(Thomas Carlyle)이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영국의 시인이자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 그는 1564년 4월 23일 런던 북동쪽의 한 소읍 스트랫퍼드 어폰 에이번 (Stratford upon Avon)에서 존 셰익스피어(John Shakespeare)와 메리 아덴(Mary Arden) 사이에서 장남이자 셋째 아이로 태어나 1616년 4월 23일에 세상을 떠났다.
셰익스피어는 '그래머 스쿨(Grammar School, 중등학교)' 정도의 교육밖에 받지 못했다. 그는 여기서 라틴어, 그리스어 기초를 배우고, 《플루타르크 영웅전》이나 영국 역사에 대해서 읽고 배울 수 있었으며, 덕분에 영국 역사극과 로마의 영웅들을 소재로 한 비극을 쓸 수 있었다. 그는 1582년 앤 해서웨이와 결혼한 후 극단에 들어가기 위해 런던으로 떠났고, 1585년에서 1592년까지 런던에서 배우, 작가로서 성공하기 시작, 1595년경, 런던 연극계에서 상당한 인정을 받았다. 20여 년 간의 작품 활동을 통하여 희곡 38편, 154편의 소네트, 2편의 이야기 시와 몇편의 다른 형식의 시를 썼다.
그가 극장가에서 두각을 나타낼 무렵에는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 출신의 극작가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 중 극작가 로버트 그린은 셰익스피어에 대한 질투심에서 그의 학식이 낮음을 가지고, “라틴어는 조금밖에 모르고 그리스어는 더욱 모르는 촌놈이 극장가를 뒤흔든다”고 은근히 비꼬았다고 한다. 후대 사람들이 그들을 ‘대학 출신 재간꾼(University Wits)’ 정도로 부르고 있지만, 셰익스피어를 ‘대가(Master)’라고 부르고 있다는 것은 위대한 예술적 정신에 대한 마땅한 예우라 할 것이다.
셰익스피어가 위대한 작가로 추앙받게 된 데에는, 그가 운 좋게도 풍부한 문학적 자양분을 제공하는 시대에 태어났다는 점도 한몫한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지배하던 영국의 16세기 후반은 문예 부흥기일 뿐 아니라 국가적 부흥기였다. 동시에 사회의 제반 양상들이 요동치고 변화하는 전환기이자 변혁기이기도 했다. 성숙한 문학적 또는 문화적 분위기, 역동적인 사회가 던져주는 풍부한 소재들은 셰익스피어의 작품 곳곳에 녹아들었으며, 이를 통해 그의 작품들은 문학 작품 이상의 사회와 역사에 대한 참고서 역할까지 하게 된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장르별로 크게 희극(Comedies), 비극(Tragedies), 역사극(Histories)으로 나눌 수 있다. 저작 연대는 대체로 4기로 나눈다. 1590년경 당시 유행하던 유혈 낭자한 통속 복수 비극의 특성이 있는 <타이터스 앤드러니커스(Titus Andronicus)>를 시작으로 한 1기(1590∼1592)는 습작기였다. <실수 연발(The Comedy of Errors)> 같은 소극(farce), 엘리자베스 여왕의 할아버지 헨리 7세가 튜더 왕가를 이루면서 장미전쟁을 종식하기 직전의 역사를 다룬 역사극 3부작을 쓰기도 했다.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선언하였을 정도로 영국의 큰 보물이었다.
셰익스피어는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 『리어 왕』, 『한여름 밤의 꿈』, 『베니스의 상인』 등으로 세계 최고의 극작가라는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그의 생애에 관해 확실히 알려진 것이 거의 없고 주로 짐작이나 추측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최근 그의 실존 여부의 작품의 진위 여부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