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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타페

    산타페
    <박상우> 저
    “보이는 것들을 당신이 스스로 왜곡하는 거예요 한 문장이어야 할 것이 열 하나로 늘어나는 동안 당신 자신이 왜곡되고 있다는 걸 아세요? 나와 당신, 그리고 다른 어떤 것들…… 부드러운 살결, 풍만한 가슴, 따뜻한 체온, 젖은 입술…… 음모, 음부, 성교, 사정, 신음…… 그런 것들이 느껴지면 이리 오세요." 자신의 음부를 만지며 여자가 머리를 뒤로 젖혔다. 허리의 물결이 몸 전체의 그것으로 바뀌는 동안 그는 체념한 듯 이렇게 중얼거렸다. “난…… 아직 회복되지 않았어요. 그리고 영원히 난 회복되지 않을 거예요. 이런 상황에서 졸음에 시달리는 내 심정을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하죠?" “지금 당신은 정치와 아무런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지 않아요 산타 페도, 씌어지지 않는 소설도, 흰모래의 사막도 더 이상은 당신과 연결되어 있지 않다구요.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그 힘이 당신의 본질을 억압하고 있는 거예요. 지금 당신은 오직 나하고만 연결될 수 있어요. 그것이 세계를 형성할 수 있고, 또한 그것을 허물수도 있어요. 그것을 위해 당신은 나를 느껴야 하고, 나에게 다가와야 하고, 연결되기 위해 나와 관계를 가져야 해요 모든 것을 벗어 던지고 나와 성교를 해야하는 거죠 그때가 될 때까지, 여기 이 자리에 꼼짝 않고 서 있겠어요. 내 알몸이 흰모래로 스러져도 괜찮아요 당신이 나에게 다가오기 전까지 내가 완성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당신에 와해 내가 완성되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해보란 말예요 내가 가엾지도 않나요? 부디, 당신의 욕망이 눈을 뜨고 당신의 온몸이 발기해서 견딜 수 없게 되면 나를 향해 다가와요. 그때까지 이 자리에 서 있겠어요" 서 있겠어요, 서 있겠어요, 서 있겠어요……
  • 토지 11권

    토지 11권
    <박경리> 저
    박경리는 『토지』의 작가로 불린다. 『토지』는 한국문학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토지』는 1969년에서 1994년까지 26년 동안 집필되었으며, 그 크기만 해도 200자 원고지 4만여 장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해방에 이르기까지의 무수한 역사적 사건과 민중들의 삶이 고스란히 『토지』에 담겨 있다. 『토지』는 한마디로 “소설로 쓴 한국근대사”라 할 수 있다.

    『토지』에는 평사리의 대지주인 최참판댁의 흥망성쇠를 중심으로 동학혁명, 식민지시대, 해방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의 한 많은 근현대사가 폭넓게 그려져 있다. 당시 사회의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인물들과 반세기에 걸친 장대한 서사, 그리고 참다운 삶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등은 작가의 생생하고 아름다운 문체를 만나 한국문학에 큰 획을 그은 『토지』로 태어났다.

    26년의 집필 기간 동안 작가의 수정이 가해진 대목은 수정된 원고를 적용하였고, 인물이나 지명의 혼동, 오·탈자 등 명백한 오류는 모두 바로 잡았다. 쉽게 판단할 수 없는 대목들은 작가 생전에 작가를 직접 방문해 답을 얻었고, 기존 출판사의 당시 담당자들에게도 자문을 구한 바 있다.

    꼬박 10년의 시간이 걸려 오랫동안 와전·왜곡되었던 작품의 원래 모습을 되찾으려는 작업이 마로니에북스 판 『토지』로 완성되었다. 이제 독자들은 『토지』의 원래 모습과 작가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으며, 처음 작가가 전달하려 했던 단어와 문장의 아름다움, 생생함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명실공히 『토지』의 결정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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