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 김영랑은 정지용과 더불어 서정시의 대표 시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김영랑은 시문학파의 중심축으로 활동하며 한국 순수시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
이번 더스토리에서 발행한 초판본 표지디자인 미니북 《영랑시집》은 1935년 시문학사의 오리지널 표지디자인을 그대로 차용하여 제작했다. 또한 《영랑시집》에 실리지 않은 작품들을 추가하여 김영랑의 작품 대부분을 만나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본문은 독자들이 읽기 편하도록 한글맞춤법에 맞게 수정했지만 시의 의미가 훼손되지 않도록 원문을 최대한 살렸다. 간혹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단어나 어려운 한자어에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각주를 달아 설명했다.
1935년 《영랑시집》에는 김영랑의 대표작인 〈돌담에 소삭이는 햇발같이〉를 비롯하여 〈독(毒)을 차고〉 〈모란이 피기까지는〉 등 김영랑의 초기 작품 53편이 실려 있다. 이 시집은 당시 시문학파의 동인으로 함께했던 박용철의 도움으로 출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영랑시집》은 처음 시를 문예지나 신문 등에 발표할 당시의 제목을 버리고 일련번호를 붙인 것이 특징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순수 문학 시인이자 서정 시인인 김영랑은 사상과 이념을 배제하고 시의 순수미를 추구하며 새로운 조어(造語)와 전라도 지역의 방언을 활용하여 고유한 시 세계를 구축했다. 또한 어두운 시대 상황 속에서 어떠한 제한에도 구애받지 않는 순수한 시 세계를 선보였다. 한국 순수시의 대표 김영랑의 작품들을 더스토리에서 만나보자!

1903년 전남 강진 출생으로 본명은 윤식, 아호는 영랑이다. 강진보통학교를 졸업하고 휘문고를 거쳐, 1920년에 일본으로 건너가 아오야마 학원 영문학과에서 수학했다. 그 후 박용철, 정지용, 정인보 등과 《시문학》동인으로 참가하면서 활발히 시작활동을 펼쳤다. 생전에 《영랑시집》(1935년), 《영랑시선》(1949년) 두 권의 시집을 출간했으나, 1950년 한국전쟁 때 유탄을 맞아 애석하게 운명했다.
우리 민족의 정한을 노래한 시인으로 알려진 영랑의 시 세계는 동양적 은일의 시관과 한시, 특히 고산 윤선도의 시조 등에서 깊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는 자연에 대한 음풍농월적인 태도를 지양하고, 자신의 내면을 관조하면서 동시에 순수하고 깨끗한 자연 앞에서 승복하는 자세를 보여줌으로써 일제 치하의 억압적 신민지 현실을 날카롭게 드러냈다. 자연에 자신의 감정을 맑게 투영한 탁월한 서정시를 쓴 이 시인은 추상적 관념을 거부하고 자연물에 대한 순정한 심정을 투사함으로써, 고용한 내면을 지순한 언어로 표상한 점이 특징이다.

동백잎에 빛나는 마음 /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같이 / 어덕에 바로 누워 /
뉘 눈결에 쏘이었소 / 누이 마음아 나를 보아라 / 원망 / 눈물에 실려 가면 /
쓸쓸한 뫼 앞에 / 꿈 밭에 봄 마음 / 님 두시고 가는 길의 / 허리띠 매는 시악시 /
풀 위에 매적지는 / 좁은 길가에 무덤이 하나 / 밤사람 그립고야 /
숲향기 숨길을 가로막았소 / 저녁 때 저녁 때 / 무너진 성터 / 산골을 놀이터로 /
그 색시 서럽다 / 바람에 나부끼는 깔잎 / 뻘은 가슴을 훤히 벗고 /
다정히도 불어오는 / 떠날러 가는 마음의 / 그밖에 더 아실 이 / 뵈지도 않는 입김의 /
사랑은 깊으기 푸른 하늘 / 미움이란 말속에 / 눈물 속 빛나는 보람과 / 밤이면 고총 아래 /
빈 포케트에 손 찌르고 / 제 곡조만 마저 / 향내 없다고 / 어덕에 누워 /
푸른 향물 흘러버린 / 빠른 철로에 조는 손님아 / 생각하면 부끄러운 일이여라 /
온 몸을 감도는 / 제야(除夜) / 하늘갓 닿는데 / 그대는 호령도 하실 만하다 /
아파 누워 혼자 비노라 / 가늘한 내음 / 내 마음을 아실 이 / 시냇물 소리 /
모란이 피기까지는 / 불지암 서정(佛地菴 抒情) / 물 보면 흐르고 /
강선대(降仙臺) 돌바늘 끝에 / 사개* 틀린 고풍의 툇마루에 / 마당 앞 맑은 샘을 /
황홀한 달빛 / 두견 / 청명 / 오월 / 호젓한 노래 / 연 Ⅰ / 수풀 아래 작은 샘 /
놓인 마음 / 달맞이 / 발짓 / 독(毒)을 차고 / 연 Ⅱ / 한 줌 흙 / 언 땅 한 길 / 집 / 북 /
묘비명 / 오월 아침 / 망각 / 행군 / 겨레의 새해 / 천 리를 올라 온다 / 바다로 가자 /
춘향 / 우감(偶感) / 새벽의 처형장 / 어느 날 어느 때고 / 못 오실 님이 /
저 곡조만 마저 / 거문고 / 가야금 / 강물